* 25일 월요일입니다. 한 보름 정도만 더 지내면 이곳 생활도 일년이 됩니다. 짧은 어학연수 기간이 6개월임을 감안할 때 1년은 절대 짧은 기간이 아닌데, 이곳 말이라곤 '숫자'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왼쪽", "오른쪽"... 정도만 알고 있으니 스스로 신기할 지경입니다.

* 동물원의 옛 노래들을 듣고 있습니다. 정확히 제 1990년 화실 생활과 직선으로 연결된 노래들입니다. 그 시절의 노래가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데, '시인과 촌장' '어떤날' '동물원' '유재하' '김현철' 등으로 이어진 라인입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사람들과도…. 무수히 쏟아지는 신곡들을 외면하고 저 시절에 이어폰 잭을 연결하는 것을 보니 나이를 먹어가나 봅니다. -.,-;;
"가진 것 없는 마음 하나로 난 한 없이 서있소. 잠들지 않은 꿈 때문일까…."

* 이곳의 군부반란 소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비슷한 과거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곳 현지의 상황을 고려할 때, 군부반란이 국가 전복은 아니며, 분명히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반민주적인 처사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박정희를 부정해야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바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이며 그의 쿠데타에 의한 독재정권이 그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의 어쩔수 없는 선택 이었다든지, 경제 발전이 있었다느니 하는 헷소리로 그 시절의 '민주주의 실현'을 이상향쯤으로 여기시는 분들이 있는 듯 한데, 이상향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반대 방향을 옹호하는 처사는 무슨 논리인지 납득이 안 갑니다. 그런 주장을 펴는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란 말을 여전히 사용하시더군요. 그 빨갱이의 '김일성 정권'역시 독재정권인 건 알고 계시겠지요?

* 개콘, 웃찾사 등을 시간 날때 틈틈히 보고 있습니다. 몇몇 여성 캐릭이 아주 눈에 띄더군요. 그 중 단연 최고는 사모님! 이거 완성도가 끝장이던걸요. 소리만 듣고 있어도 재미가 납니다. 아마 MBC의 코너인 것 같던데... 몇 년 동안 코미디가 아닌 공포를 선사하더니 이제 한 껀 하는 분위깁니다. 문제는 캐릭터라는게 수명이 짧은데다가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어서 더욱 질리기 쉽죠. 같은 캐릭으로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내기란 힘든 건가 봅니다.

* 이곳도 살짝 가을 냄새가 납니다. 그래봐야 '더운 여름'과 '덜 더운 여름'일 뿐이지만요. 감기 조심하시길...


뱀다리. 1년 전, 15년 전, 30년 전으로 이어지던 이야기가 코미디와 안부로 끝나는 이번 포스팅의 시간적 추이를 감지한 분이 있다면 당신은 rockgun.com의 매니아! (웬 끼워 넣기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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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대마왕 2006/09/25 19:16 수정/삭제/ 댓글

    오.. 지금 보니 숨은그림 찾기 사진이었군요.
    예쁘네요 ㅎㅎ

  2. BlogIcon akgun 2006/09/25 19:58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 내가 안 숨겼는데? -.,-?;;
    속 쓰리다. 체리가 밥을 안 주네. 살 쪄야 하는데...쯥;;

  3. BlogIcon 오사마빈라덴 2006/09/25 23:47 수정/삭제/ 댓글

    체리는 카드캡쳐 중.....

  4. BlogIcon akgun 2006/09/26 03:56 수정/삭제/ 댓글

    오사랑빈라덴// 이번 것은 좀 야간데?
    밥 안먹고 술 먹었더니 정신이 몽롱하고 배까지 알싸허다. 한 깸 하게에~

  5. BlogIcon oopsmax 2006/09/26 14:19 수정/삭제/ 댓글

    1990년이면 저는 중딩 시절... 아마 타미 페이지 오라버니와 마다나, 무한궤도, 장국영에게 빠져있던 시기.
    언니 덕에 유재하도 질리도록 들었고요. 동물원과 김광석, 시인과 촌장에 대한 기억도 꽤 남아있네요.
    김현식, 여행스케치, 이승환도.
    1년 가까이 타지에서 무탈하고 밝게 잘 지내시니 그게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오늘 날씨 참 좋죠?" 이런 작업용 멘트를 구사하지 못하신다니 의외.

  6. BlogIcon akgun 2006/09/26 15:18 수정/삭제/ 댓글

    oopsmax// 작업용은 멘트가 아닌 재스츄어로 다 됩니다. 안되는 게 어딨니?!
    그건 그럭저럭이고, 1990년에 중학생이셨다니 이거 참 세대차이를 느끼게 되는 군요.(세 대만 맞을래? -.,-;)
    그 시절에 공부는 안 하고 장국영에 빠져있었다니 실망이어요. 저는 연애공부에 빠져있;;
    그건 그나저나고, 제 판단으로 답글 다실 시간이 없을턴디요. 빨랑 가열차게 작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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