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Superman 1978)
슈퍼맨 시리즈의 그 화려한 시작! 적어도 오프닝과 엔딩의 스타일은 확실히 만들어 놓았다. 슈퍼맨의 오프닝은 스타워즈와 함께 특히 인상적인데, 이 화려하면서도 지루할 정도로 긴 글자 처리를 보고 있자면 어릴적 그 시절 속으로 스물스물 빠져드는 듯 하다.
아부지는 TV를 잘 못 보게 하셨었다. 덕분에 슈터맨이나 스타워즈같은 영화의 방영 시간표가 나오면 몇날며칠을 아버지 꽁무니만 졸졸졸 좇아다니며 사정을해야 했다. 3형제가 모두 병아리 새끼마냥. 졸졸졸 "아빠아~..아빠아아~" 막내 여동생은 뭣도 모르고 꼽사리로 졸졸졸... 그렇게 마당 청소, 방 청소, 마루 닦기, 엄마 심부름, 반에서 몇 등 등등을 배정받고 어렵게 '시청 허가'를 받았었다. 그런 영화를 보기위해 지루한 9시 뉴스를 다 보고 "곧이어 KBS 특별 편성 외화 슈퍼맨이 방송됩니다" 라는 멘트가 나오면 아주 환호성을 지르곤 했었지. 문제는 그 지루한 15분 가량의 광고(오른쪽 위의 '슈퍼맨'이라는 글씨)를 노려보면서 서서히 졸기 시작, 드디어 시작되었으나 화려하지만 대단히 긴 오프닝은 어둡고 깊은 심연속으로 서서히... 서서히.... 잠이 들어 버렸었다. 눈 뜨니 아침! 왜 안 깨웠느냐고 울고 불고 난리 난리. 어디서 땡깡이냐고 또 두들겨 맞고 울고 불고.. ㅠ.,ㅠ;; 무쟈게 서럽던 시절.

슈퍼맨 2(Superman II, 1980)
그렇게 1편이 오프닝으로 지나가고 -.,-;; 격동의 80년 제 2편!!
그러나 전작에 비해 포스터의 카리스마(YOU'LL BELIEVE A MAN CAN FLY. 미쓔미다!!) 부터, 여러모로 꿀리는 2편.
지구의 사건사고 해결은 시시했던지 고향별 클립톤의 세 악당을 배치. 화려한 액션을 꿈꿔주시지만 이 액션이란게 어찌나 순진무구하신지. 악당들의 순수함에 되려 마음이 짠하다. 그들 세 악당이 지구에 도착해서 처음 한 일이라곤 순진하게 뱀 가지고 놀다가 손꾸락 물려놓고는 깜짝놀라서(어머나) 눈빛으로 뱀을 태워 죽이는 짓이 고작이다. 더 가관은 그리곤 그 뽜워!!에 스스로 기뻐하는 모습이 아닌가. (그냥 머리라도 쓸어주고 싶은 심정. "아이고 우리 순이, 놀라쪄?") 저 시절의 악당이란 그리 비열한 족속들은 아니었던 듯 싶다. 보고있으면 여러모로 과거의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게 된달까.
슈퍼맨과 대칭점에 놓인 악당 렉스 루더(3편에는 안 나오지만) 역시 진 핵크만이 연기한 렉스 루더와 리턴즈의 케빈 스페이시가 연기한 렉스 루더는 전혀 다른 악당처럼 보인다. 진 핵크만의 렉스 루더는 사고 치는 악동이라면 케빈 스페이시의 렉스 루더는 슈퍼맨의 생사를 위협하는 진짜 위험인물.

슈퍼맨 3(Superman III, 1983)
슈퍼맨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 제 3편!
문제는 시리즈 자체의 정체성도 같이 흔들린다는 거!
뜬금없이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로 변신을 시도하는 듯 한 당혹감. 그동안 슈퍼맨의 상대였던 렉스 루더가 출연을 안 한 탓에 싸울 상대 없는 슈퍼맨 혼자 존놈 했다가 나쁘놈 했다가.. -.,-;; 더해서, 생명체로는 슈퍼맨이랑 상대가 안 되겠던지 어설픈 인공지능 컴이 등장. 이것 역시 슈퍼맨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고 슈퍼맨 시리즈의 존폐를 위협하는 지경.
82년의 블레이드 러너와 84년의 터미네이터의 중간에 끼어서 겨우 요정도 고민이라면, 너무 강해서 별 고민없이 살아온 슈퍼맨으로 여겨지는 수가 있다.




슈퍼맨 4 - 최강의 적(Superman IV: The Quest For Peace, 1987)
드디어 슈퍼맨 시리즈의 종말을 고한 그야말로 슈퍼맨 최강의 적!!
전편의 코믹한 악당을 버리고 다시 슈퍼맨의 숙적 렉스 루더가 부활! ..하지만
문제는, 2154년 7월 25일 늦은 밤, 인적드문 공원을 산책하던 아가씨에게 추파를 던지다 번쩍거리며 나타난 후레쉬맨한테 혼줄이 나고 도망가며 '두고보자 후레쉬맨!" 할 법한, 혹은 WWB 16강전(그런게 있다면)에서 헐크호건한테 헤드락 당해서 탈락한 듯한 녀석을 하나 슈퍼맨 상대랍시고 델꼬 나왔는데, 그 모습을 보아하니.... 슈퍼맨의 새로운 상대답게 금색 타이즈를 신고 입고 그 위에 길쭉한 망토처럼 보이는 국부가리개를 ... orz;;
이거 이거 87년이면 로보캅이 도시를 청소하고 다니던 시절 아닌가. 이로써 슈퍼맨은 쓸쓸히 동네 슈퍼로 퇴장.



뱀다리 하나) 명절하면 요런 흘러간 시리즈물 보는 재미도 있지 않던가요?! 뭐 이곳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뱀다리 둘) 추석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미 6시간도 안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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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대마왕 2006/10/06 22:36 수정/삭제/ 댓글

    음.. 스몰빌도 한번 보세요.
    나름대로는 시즌2까지는 원츄고 인상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지금 봐도 거북하지 않고.
    토끼하지도 않아염.

  2. BlogIcon 대마왕 2006/10/06 22:36 수정/삭제/ 댓글

    슈퍼맨1의 감독인 리차드 도너는 구니스와 오맨, 리셀웨폰 시리즈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슈퍼맨 3탄과 4탄이 별로인 이유가 다 있죠.
    오맨은 지금 봐도 섬뜩한데 -_-;

  3. 이쁜윤정 2006/10/06 23:15 수정/삭제/ 댓글

    오맨 나도 무서워..
    무서운 영화는 증말 시로
    나..겁 엄청 많음..
    아닐거 같죠..ㅋ

  4. zapzap 2006/10/07 01:40 수정/삭제/ 댓글

    슈퍼맨 몇편이더라?! 슈퍼맨이 드디어 루이스를 얼음궁전에 데려가서 첫날밤을 보냈었는데...그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음.

  5. BlogIcon oopsmax 2006/10/07 10:38 수정/삭제/ 댓글

    마침 또 스타워즈 4,5,6을 kbs에서 방영해주더군요.
    명절엔 더빙 영화 감상하는 재미가... (실은 tv에서 해주는 영화는 잘 안 보는 편)
    그쪽의 달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요.
    (참, 프로필 사진의 야광 테두리는 이유가 있나요?)

  6. 이화자 2006/10/08 13:46 수정/삭제/ 댓글

    최근 개봉했었던 슈퍼맨 리턴즈를 보았는데, 역시 나는 감동이 없었음(잘못 만들어서가 아님). 하지만 아이들은 박수 치고 좋아했음. 세월이 흘러도 슈퍼맨은 아이들의 영웅..
    위의 **왕 글을 보니 재능이 있었던 감독(슈퍼맨 1)이라 생각 됨, 구니스, 오맨(오멘 아닌가?)과 리셀웨폰 시리즈를 만들었다니,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들을 자유자재로 찍었다니..
    중 2때(?)였던가 오맨을 보고 일 년 이상을 공포에 떨었음.

  7. BlogIcon akgun 2006/10/08 14:48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 스몰빌에 대한 명성도 익히 알고는 있지만 시리즈가 종결되고 그 시리즈를 다 모으고 한꺼번에 좌악 볼 시간이 허락되면 그때 보게 될 것이라고...-.,-;;
    리차드 도너 감독은 <슈퍼맨>의 1편만 감독했지. 3,4가 특히 후진것이 도너 탓은 아니란 얘기가 되는 건가?
    그렇다고 리차드 도너 감독을 우습게 아는 건 아니고 최근의 <식스틴 블럭>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그야말로 대단하니까. 나한테는 <리셀 웨폰> 씨리즈가 쵝오!!

    이쁜윤정// 응(2)

    zapzap// 아니 왜 기억에 남으시는데요? 혹시 루이스가 죽을까봐? =.,=;;

    oopsmax// 더빙판이 재밌을 수도 있다는 것은 올리버스톤의 <JFK> -JSA라고 쓸 뻔;; - 가 잘 증명해 주지요. 더빙된 TV판을 봐야만 감동을 받는다고... 나만 그런지도.
    야광도깨비뿅~!!

    이화자// 오멘이 맞습니다. 오씨꼬맹이 나오는 영화는 아닌거지요.
    슈퍼맨 시리즈를 연속으로 앉아서 보고 있으려니까 리턴즈의 파워는 대단하더군요. 요즘의 특수효과들이 워낙 대단해져서 그점만 놓고 보면 별로 놀라울 것도 없겠지만, 전편을 이어서 보다 보면 부족했던 부분을 확실히 잡아주는 느낌이랄까요.
    예전의 공포영화들도 진짜 무서웠었는데 <나이트메이>가 저한테는 지존. 요즘 공포영화란 것들은 잔인해지기만 하고 마음을 파고드는 건 없단 말이죠.

    沙丘// (한자를 한참 찾았습니다) 근데, 그 포스터는 어째 알프레드 히치콕의 <새>인듯 싶습니다만...

    • 沙丘 2006/10/08 15:41 수정/삭제

      맞아요. <새>... ㅎㅎㅎ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오멘>도 <새> 도 영화를 본 건 세월(?)이 한참 지난 뒤였죠.
      그래서 헷갈렸다라고 변... 을 늘어놓아 봤자 이미 새가 되어 날고 있는 기분.

    • BlogIcon akgun 2006/10/08 17:19 수정/삭제

      <새>는 훨씬 연배가 높으실 거구요, <오멘>은 아마 沙丘님이랑 동갑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고전을 직접 극장에서 보기엔 너무 젊으신거지요. 저는 아직 어리구요. -.,-;;

  8. 김태신 2006/10/18 21:09 수정/삭제/ 댓글

    행님아...오늘 자리에 있누? 나한테 전화좀 혀. 036-533-5194
    별일은 아니고...

  9. BlogIcon akgun 2006/10/18 22:43 수정/삭제/ 댓글

    김태신// 웹에 태연하게 실명과 전번을 공개하다니... 용기가 대단하다고 본다.
    이미 별일 난거라고 할 수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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