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와 씨팍

Note/movies 2007/01/20 18:10
아치와 씨팍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던 성인 대상의 애니메이션으론 단연 최고의 수준을 보여준다.
장난같은 그림체에 어울리지 않게도(?) 박력의 연출과 화려한 카메라 웍.. 공들인 사운드에 3D/2D 믹싱도 좋고...근데 장사가 안 되네 -.,-;;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재미가 있냐 없냐는 건데 (음...) 재미없어서 흥행 못 했다고는 할 수 없겠고, 그럼 이유가 뭐지?

이유? 뭐 있겠어? 너무 당연하게도 이미 조각나버린 한국 애니메이션 바닥을 씁쓸히 확인 했다는 것. 그리고 이 하드코어적인 스타일로는 '애들이나 보는 만화'라는 작금의 인식을 깨 부수는데 무리가 있었다는 것.(안타깝다)

가재는 게편 이라고...편 들려는 마음이 없잖아 있어서 좋게 본 것 아니냐. 라는 우려에 말씀이 있을 것 같아 맘에 안 드는 점을 적어보자면,

만화영화의 고질적 문제인 영화에 집중을 방해하는 성우.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연기!!
그중 최악은 '지미' 아주 지미...(orz)
이쁜이 역의 현영도 가끔 감정을 방해 할 때가 있고.
오인용은 아주 훌륭했지만 여기저기서 같은 목소리가 들려서 아쉬웠고(욕심이었어요)
보자기 갱단 두목인 신해철은 우려보다는 좋았지만 배우가 아니니 역시 아쉬운 순간이 보이더라...만 '그대에게' 인트로와 '그런 슬픈표정하지 말아요'로 모든 걸 만회.

언제쯤 캐릭터에 녹아붙는 목소리
...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정 흐름을 방해하는 초짜 수준의 목소리 연기가 없어질까.
그렇다해도 아치와 씨팍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계에 남긴 계보 중 성우의 업그레이드도 한 족적 남겨야 옳다.
어디 지금까지 이만큼 씩이나 했던가.

단점을 더 찾아보려 했지만 역시 나는 게편이다. -.,-/(인정)

최고의 명 대사는
'야! 만화영화 감독도 감독이야?! 어우 진짜 꼴깝떨고 있어'

이정도면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나? 대박 안 났다고 포기하기엔 말이다.


장진 감독님! '필름있수다'에 돈 남아돌면 애니메이션에 투자좀 하시죠? 네?
문제라면 개봉은 8년 후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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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대마왕 2007/01/21 20:18 수정/삭제/ 댓글

    능력도 없는 놈들이 낙하산 타고 내려와서 프로젝트 박살 내는 게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지만 꼭 이렇게 풍전등화의 에니메이션
    업계에 저런 수류탄들을 주렁주렁 매달아서 보내는 이유가 뭔지 -_-
    에니가 기본 중의 기본을 지키지 못해서 옥의 티가 됐다는 게 참
    안타깝고 화가나네요. 기본도 못하는 놈들이 성우라는 낙하산을
    곱게 타고 내려온 것도 심보가 괘씸.
    천년여우 여우비도 성우 보면 거참 -_-.. 아니 감독들이 이거 안 말리나요?

    -블로그에 아름다운 문답을 올렸으니 가져가주셔요.

  2. BlogIcon akgun 2007/01/22 15:17 수정/삭제/ 댓글

    진정 네가 보는 아름다움은 그것이란 말이냐? 나랑 갸랑??

    암튼, 한방에 좋아질 애니메이션 바닥이 아니라는 건데.
    이건 어느 바닥이나 똑 같은데 애니메이션만 별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시들. 좀 더 투자를...
    뭐 남 탓할 일 아니지. 이름 값 좀 가지고 지명도 좀 확보했던 (꼴에) 대작 몇 편이 물 말아 드셔버린 순간 아그러져 버린 거니까.
    하청 잔뜩 받는 수준으로 세계 3대 어쩌고 떠들던 시절이 떠올라 씁쓸하다.
    돈도 벌 만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어야 그 바닥에 힘이 되는 건데...
    그 돈 다 어디갔나...

  3. gnome 2007/01/22 22:32 수정/삭제/ 댓글

    저도 예전부터 왜 국내는 애니메이션 산업에 투자를 안하는지가항상 의문이었습니다. 저..돈 되는 장사를..왜 투자를 안하는지..ㅡ.ㅡ;;(케릭터, 음악 등등..계속 우려먹는건뎅)
    모..그때는 우리 나라 만화영화는 애들용이란 인식 때문이었다고 나름 생각했었는뎅....흠...성인 애니메이션 아치와씨팍~..모.시도는 좋았는뎅..성우가 망처놓았군요~~모~ 성우도 잘만하면..괜찮아 지는경우도 있더만.(헐리우드는 곧잘...쓰는듯하더군요).........근데..아직 우리나라는...그다지......솔직히 전문성우 들어간것도..영 어색한것들이 많은듯하더군요~~....솔직히 예전에 나온 원더풀데이즈였던가요?? 그것도 잘 만들긴했는데..몬가 어색한듯한 사운드와..성우들....그리고 많이? 난해한...중간중간의..설정들.......ㅡ.ㅡ;;조금은..먼듯..그래도 시도는 계속 되어야한다란 생각이....투자투자투자 만이 살길인뎅.
    애니메이션 펀드를 맹글어 보는건 어떨런지....ㅡ.ㅡ;
    좀 길어졌네요~

  4. BlogIcon akgun 2007/01/23 14:27 수정/삭제/ 댓글

    긴 댓글 아주 좋아라 합니다. ^.,^
    애니메이션 성우란게 쉽지 않은 일이죠. 예전 애니메이션 회사에 있을 때 가난한 사정으로 인하야 회사 식구들이 모여서 잔챙이 캐릭정도는 때우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더랬지요. 그래서 그런 것이 가능한가 하고 시험해 봤는데, 결론은 아무리 허접한 성우도 성우는 성우더만요. 일반인으로써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고 욕심을 부리는 많은 젊은 친구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죠. 사람이 연기하는 것에 더빙은 많이 발전했지요. 상대의 연기 패턴과 분위기를 타고 목소리를 넣는 것에 익숙해 졌다고 보여집니다. 근데 그림이 움직이는 것에 목소리를 싣는 것은 보다 섬세한 감성이 필요하죠. 조금만 필이 어긋나면 완전히 별개의 존재로 벌어져 버리거든요.
    더해서 우리나라 성우들은 하도 아동용만 해서 그런지 무슨 독특한 목소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데 강박증 같은 것이 있는 듯 해요. 그러니 진지한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어디 듣도 보도 못한 별 세계의 캐릭터를 만들어 버리지요.
    기회가 자꾸 주어지면 발전 하겠지요.

  5. gnome 2007/01/24 09:37 수정/삭제/ 댓글

    흠.....아동용 목소리 ...공감이 확되네요~
    개인적으로...닥터슬럼프의 '아리' 목소리를 연기한 분은...정말정말
    정말...지대루 어울리던뎅.......ㅋ~ㅋ
    그리고...슬레이어스의(마법소녀 리나)의 리나 목소리도 참 잘 어울렸던듯해요~~흠....일케 생각해 보니 역시 TV시리즈 성우는 참말로 잘어울린다는....그렇다면.....배경효과음의 문제인가??????란 의문도 드는군요

    솔직히 원더플 데이는...무언가 음향적으로 허전하단 생각이 들었었는뎅.....그게 이유였었던거 같네요~

  6. BlogIcon akgun 2007/01/24 16:27 수정/삭제/ 댓글

    몇몇 개성강한 목소리로 캐릭터를 살렸던 만화들이 있죠. 대표적인게 저팔계 목소리나 홍두깨 선생 목소리 등이겠습니다.
    문제는 아동 코믹물이 아닌 다음에야 그런식의 목소리가 쓰일일이 거의 없죠.
    일상을 독특한 목소리로 살아가시는 앙 선생이나 도올 선생같은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 안착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거든요.

    모노노케 히메의 숲속 씬에는 기본적으로 삼림에서 녹취한 소리가 깔려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특별히 필요한 소리를 더한 거지요. 그래서 한결 편안하다거나 한 숲속 느낌을 낼 수 있었다고...
    지브리의 작품들을 유심히 들어보면 그런 소리 설정들이 참 잘 되어 있죠.

  7. 이화자 2007/01/26 23:21 수정/삭제/ 댓글

    아치와 씨팍 기교는 훌륭한데(분명히 이전 애니메이션보다 좋은 점이 많았음!) 개인적으론 커뮤니케이션이 안 됨. 취향의 문제가 있었음. 대한민국엔 나같은 취향도 꽤 많은 것 같음.

  8. BlogIcon akgun 2007/01/27 02:10 수정/삭제/ 댓글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깐요. 이 하드코어(야 고어야?)적인 스타일로는 판을 갈아 없기 무리다. 라는 거지요.
    좀 더 나긋나긋한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건데...
    라고 하면 맨날 눈물 찔끔 짜내는 이야기를 상상해 버리시는 분들이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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