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꽤나 길고 지루하겠지만 그 중요도와 목적성을 생각해서 독자를 배려하지 않는다!! -.,-;;




촛불 문화제는 더이상 문화제로 남지 않을 듯 하다. - 적어도 28일밤의 태평로는 그랬다. 누가, 무엇이 이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일까? 보수우익 단체들의 주장이 한결같이 촛불은 '변질'되었다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 역설적이게도 - 그들 역시 촛불의 긍정성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긴 하다만... 초기의 촛불은 정당했지만 '정치적 구호'와 '폭력'이 결합되면서 변질되었다지??

그렇다면 그 '변질'(?)은 왜 생겨난 것일까?
정당했던 그 시절이 왜 지속되지 못하고 변질되는 것일까?


이 글은 28일 태평로 촛불문화제(든 촛불 시위든) 현장의 최전선(?)에서 겪었던 일들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 한다. ...지만 나도 시위진영의 일원이었으니 그 객관성이란 것이 얼마나 담보될지는 미지수다.
* 다 적고보니 역시 객관적인 서술은 무리였다 -.,-;;





해가 뉘엿해지는 토요일 저녁 7시경 시청역 12번 출구(숭례문쪽 4거리)를 빠져나가자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일행은 잠깐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곧 시위대와 전경들이 대치하고 있을 최전방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인도를 따라서 경복궁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시청을 지나자 전경들이 가로놓은 4대의 버스가 대로를 막아 서있는 장벽이 보였고, 멀리서 보기와는 달리 그 앞에 대치중인 시민들은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우습게도 각종 단체의 깃발이 펄럭이던 시청쪽 모습, 그들이 두른 붉은 머리띠와는 대조적으로 오히려 최전방(?)은 나들이 풍경처럼 평화로워서 어색하달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출처: http://blog.sisain.co.kr/325 (시사in 공식블로그)


(위의 사진처럼) 4대의 버스가 도로를 가로막은 채 일명 깻잎주차 되어있었는데 그 라인은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위한 전진배치임이 명백했다. 오른쪽, 막히지 않은 인도를 따라서 쳥계천이 시작되는 부분까지만 열려 있을 뿐, 그 조차도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끊겨있었으니까. 청와대의 진입로는 이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일까? 실제 코리아나 호텔에 갈 방법을 찾고있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세 명의 여성을 만났지만 어떠한 조언도 해줄 수 없었다. '이쪽으로는 불가능'만 확인 할 뿐.


버스(일명 닭장차)의 외벽에는 시민들이 장식(?)한 것으로 보이는 국화꽃과 각종 메모들, 그리고 구호가 프린트된 전단지들이 도배되어 있었고, 시민들은 그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삼삼오오 모여서 시위현장이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민중가요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때 서울시의회 건물 앞쪽에 주차된 버스(사진 왼쪽 첫번째)에서 소란이 일었다. 달려가 보니 완전히 가로막힌 줄 알았던 길은 사람 한 명 반쯤 통과할 수 있는 폭이 열린 채 주차되어 있었다.

사진을 잘 관찰하면 알겠지만 우리 옛성곽의 입구처럼 그곳만 이중주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외부에서 밀고들어오는 적(?)은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으면서 안쪽 버스 한 대만 살짝 이동하면 내부에서 외부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둔 방식이다.

그리고 그 공간의 입구(첫번째 버스의 안쪽)는 합판으로 가로막혀 있었고 소란은 그곳에서 일고 있었다. 시민들이 그 좁은 통로에서 가로막힌 합판을 두드리며 '왜 통행의 자유를 막고 있는 것이냐'며 치워줄 것을 왜쳤고 안쪽에선 간간히 자갈 같은 것만 날아올 뿐 묵묵부답. 한 청년이 나서며 주변에 양해를 구한 후 그 너머로 물총을 쏘기 시작했다. 순간 사람들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물총에 담긴 '까나리 액젓'이 풍기는 냄새때문.

그러는 사이 전경버스 너머에서 무엇인가 번쩍이며 날아온다. 그 소란을 피우고 있는 우리쪽이 아니고 대로변 중앙에 모여있는 무방비의 시민들 쪽이다. 다름아닌 마시다 만 물병(PET)을 던진 것이다. 빈병은 멀리 안 날아갈까봐 그랬던지, 시민들이 목마름을 걱정했던 것인지 반쯤 담긴 물병이 틈틈히 날아온다.

일행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어이없어 했다. '이거 한 판 하자는 것밖에 안 되잖아?!' 라면서...

그 사이 날쌘 한 명이 임시로 가로막았던 합판을 뜯어내어 시위대쪽으로 가져오자 좌중에 함성이 일었고, 열린 그 공간은 순식간에 단단한 전경의 방패가 가로막히며 대신했다. - 흡사 영화 300의 전사들처럼... 오~
 
그리고 또 다른 청년 한 명이 전경 버스의 운전석 부분에 막혀있는 창살을 뜯어내기 시작했고, 어디선가 나타난 또 다른 청년이 그를 저지하려 했지만 이미 과격해진 일부 시민들을 막기엔 무리였다. 일부 시민까지 가세해서 전경 버스의 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부서지기를 바랬던 시민과 단순히 요란스런 시위를 표현하는 두 부류가 섞여서... 그 틈으로 뿌연 연기가 퍼지자 시민들이 놀라며 물러서기 시작했다. 한켠에서 '최루탄!!'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좀 매케한 냄새가 섞여 있을 뿐 최루탄은 아닌 듯 했다. 그조차도 바람이 많이 부는 습한 날씨였던 탓에 별 효력이 없었지만 그만큼 자주 터뜨리는 듯 했다. 덕분에 마스크 판매상의 목소리가 커지고 판매량 급증.

그 와중에 창살을 뜯어내던 그 청년이 기어이 운전석 옆의 유리창을 박살냈고 그 구멍으로 전경과 시위대가 대치아닌 대치를 했지만 곧 누군가가 처음 뜯어냈던 합판을 그 자리에 가로막이로 세우면서 극단적인 대치는 끝나는 모습이 됐다.

거기까지만으로도 몇명의 부상자가 발생.

그리고 첫번째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틈틈히 날아오던 물병 중에 하나가 이상하게 퍽!하는 소리를 내며 길 위에 떨어졌다. 가 보니 모래를 가득채운 PET병이었다. 그걸보자 나 조차도 핑~ 도는 기분이 들던데... 이거 누굴 잡겠다는 건지... 완전무장한 전경들이 어린이가 섞인 일반 시민을 상대로 이런 짓을 벌인다는게 상상이 되는가? 서글퍼 진다. 이건 개인의 판단일까 전략적 행위일까?

그리고 시민들은 누군가가 준비한 지름 2센치 정도의 와이어를 두 가닥으로 나눠서 두번째 버스의 바퀴 부분에 걸어 당기기 시작한다.

이때쯤에 물대포로 불리는 살수차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시민들에게 뿌려진다. 간간히 비가 뿌려지는 날씨였던 탓에 이미 대부분이 우비를 쓰고 있었다. 그럼에도 앞줄에서 직격으로 맞는 시민들은 버티기 쉽지 않아 보였다.

버스가 1미터정도 당겨지고는 더이상 요지부동이다. 깻잎주차 때문에 더 빠져나올 공간이 없었던 탓인지, 아니면 뒤쪽에서 와이어로 고정한 탓인지 일단 우리 일행은 거기까지만 당기고 휴식. 이미 녹초상태.

그만하고 돌아가자는 일행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대만 빼고 가자' -.,-;; 라는 주장으로 다시 합류.

빗줄기가 점점 심해지고 어디선가 소방호스가 나타나고 시민쪽에서도 물줄기가 뿜어지기 시작한다. 다가가 물어보니 시민들이 사온 호스에 거리의 소화전을 연결해서 뿌리고 있다고 했다. 내 생각에 오후에 탈취(?)한 살수차 3대가 있었는데 거기서 노획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물대포의 지리한 물싸움이 계속되고 부상자가 속출.

가로놓인 4대의 버스 중 오른쪽 세대의 창문이 모두 깨지고 그 사이로 물대포의 공방이 계속됐다.

누군가 소화기를 전경버스 너머로 던지기도 했고 시민들 쪽으로도 끊임없이 무엇인가 딱딱한 것이 날아온다. 시위쪽 방송에 의하면 큰 건전지라고도 했고 아령이라고도 했다.

이번엔 와이어가 아니고 굵은 로프가 세번째 버스의 아랫쪽에 연결된다. 대략 100미터 이상은 되어 보이는 길이. 엄청난 숫자의 시민들이 달라붙어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배웠던 기술을 사용해 보지만 처음 와이어처럼 버스는 잘 당겨지지 않는다. 이미 크레인으로 버스 뒷편이 고정된 탓이다.

급하게 로프를 수거한 후 이번엔 버스 창 위쪽을 묶어서 당기기 시작. 당겨지지 않으면 쓰러뜨리겠다는 취지 같았다.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모두는 아주 천천히 박자를 맞추는 게 많은 숫자의 힘을 응집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박자를 아주 느리게 맞추자 크레인에 묶인 버스가 폭풍우 치는 파도위의 쪽배라도 되는양 출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폭력은 정점에 달하는 사건이 터진다.

시위측 방송에서 버스 당기는 걸 잠깐 멈추어 주길 부탁하더니 서울시의회 건물과 첫번째 버스 사이의 공간에서 전경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으니(아마 인근 건물 옥상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조력자도 있었을 것이다) 방송차가 서울광장으로 물러나더라도 동요하지 말고 천천히 이동해 줄 것을 당부한다. 이 알림방송이 채 두번 나오기도 전에 선두의 사람들로 부터 함성이 터져나오며 시민들이 뒤돌아서 뛰기 시작한다.

나는 일행과 떨어져 앞으로 전진하며 뒤쪽으로 돌진하는 시민들에게 뛰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이 많은 숫자가 한꺼번에 밀려났다가는 힘없는 어린이와 여자들이 감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나 완전무장한 전경들이 방패와 곤봉을 휘드르며 몰려나오는 모습에 나도 그들과 함께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미처 도망치는 대오에 합류하지 못한 시민 몇이 전경에게 붙잡혀 무차별한 곤봉세례를 받고 있었고 그 모습에 자극받은 몇몇 피끓는 젊은이가 뛰어들었지만 같은 꼴이 될 뿐이었다. 방패가 날아들고 쓰러진 그를 둘러싸고 가혹한 곤봉세례가 이어졌다. 그리고 몇몇 그 모습을 진정시키며 이미 저항의지를 상실한 시민을 바깥쪽으로 끌고가는 전경들의 모습도 보였다.

전경 한 부대가 밀고 나오며 휩쓸어버린 도로는 순식간에 시청쪽가지 텅 비워지고 검은 전경의 헬멧만이 비에 흥건히 젖은 도로위에서 번쩍거리고 있었다. 그위에 그들이 구르는 군화발 소리와 내려치는 방패 소리로 가득하다.

문제는 그 다음. 시청쪽으로 시민들을 밀어내기에 전념하던 전경부대가 더 이상의 후방 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도로 양측, 인도로 올라선 시민들의 숫자를 간과한 것인지, 숫적으로 열악한 전경 한 부대가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형상이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본대와의 허리가 끊기고 만 것인데, 그 틈에 젊은 시민들이 도로로 다시 몰려 나오기 시작. 그리고 사태는 겉잡을 수 없다.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전경과 시민들의 폭력이 맞부딪혔다.

같이 갔던 친구 역시 얼굴을 방패에 찍히고 난 후에 거의 폭도처럼 전경과 붙어서 맞받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30여명 정도의 전경들이 시민들에게 둘러싸여서 둥그렇게 스크럼을 짜며 버티고 있었지만 이미 시민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명씩 끌려 나오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핼멧을 당기고 구부린 등을 팔꿈치로 가격하거나 수많은 발길질들. 완전무장을 하고 있다지만 그중 약해보이는 전경들에게는 가혹한 처사였다.

모든 시민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녔다. 많은 숫자의 시민이 역시 그들을 막아서며 때리지 말것을 외쳤고 몸을 던져 막아섰다. 그렇게 무장해제만 시키고 뒷쪽으로 밀어냈지만 인도쪽 시민들에게 또 폭력을 당할지는 미지수였다.

급한것은 안에 갇힌 열댓명 남은 전경들이었다. 이제는 스크럼이라기 보다 서로 몸을 감싸고 웅크린 자그마한 덩어리처럼 보였다. 그 틈으로 달려들어 때리지 말라고 소리치며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폭력을 행사하는 시민을 바깥쪽으로 밀어냈다. 누군가 그 와중에 스크럼을 외치며 옆구리에 손을 찔러왔고 갇힌 전경들을 빙둘러치며 시민으로부터 전경을 막는 시민들의 스크럼이 만들어졌다. 갇힌 전경 중 용기있는 녀석이 고개를 들고 손을 내밀며 "형! 때리지만 못하게 해 주세요" 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쩌다 우리는 이런 모습으로 여기에 있는 것일까.

누가 이들을, 누가 우리를, 여기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충돌토록 하는 것일까.

이건 아니다.



처음 진압은 훈련되지 않은 오합지졸의 모습에 가깝다.. 마치 한 부대를 시민이라는 아가리 속으로 던져준 꼴이 아닌가. 어쩌면 그들 지휘관의 의도가 그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 너머로 다시 무장한 전경 부대가 밀려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물러서! 뒤로 빠져!!"

그렇게 빙 둘러섰던 시민들은 다시 시청쪽으로, 인도쪽으로 벗어났다. 곳곳에서 곤봉과 플라스틱 의자가 날아다녔다.

근처에 처음 끌려나왔던 전경이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 그의 동료전경 한 명과 여러명의 시민 - 다수의 여성들이 둘러 싸고 의료진을 부르고 있었지만 쉽게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뒤를 돌아 도로를 바라보자 그때서야 보다 체계적인 전경들의 대오가 갖추어지며 시위대와 전경들이 도로중앙과 인도편으로 나뉘어 대치하는 전형적인 시위진압의 모습이 만들어진다.

나는 한동안 대오를 정비하는 전경들을 마주보며 서 있었다. 그들 중 어떤 녀석은 시민들에게 여전히 물병을 던지며 욕설을 내밷고 있었고, 상경쯤의 계급으로 보이는 한 녀석은 하급자들을 보며 "앞에 나오는 사람만 잘 보고 막으란 말야 새끼들아! 알았어? 정신 못차려?! 아무나 패지 말고!!" 라며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민쪽에서 무언가 전경부대 안쪽으로 던져지더니 유리깨지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흩어졌다.


상황이 다소 진정되자 어렵게 일행을 만났다. 그는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었고 왼쪽 눈가가 찢긴 상태였다.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기에 의료진의 캠프에 찾아갔지만 치료는 받을 수 없었다. 워낙 부상자가 많은 상태였기도 하고 한 명의 시민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앰블런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탓에 우리는 간단히 응급처치만 받고 신촌의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동했다. 거리 이곳저곳에는 피를 흘리며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새벽 1시반.

응급실 대기실에는 먼저 와있던 전경이 있었다. 우리는 서로 시선을 교차했지만 말은 나누지 않았다. 얼굴 이곳저곳에 상처가 있는 그 전경은 부대에 연락하랴 동료의 상태를 점검하랴 분주해 보였다.

집단과 집단이 부딪힘으로 생기는 반목을 개개인에게 전달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전경과 시위대로 만났을 때 '적'일 수 있지만 해체된 이 순간 너와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렵다.

그리고 속속 집회에서 다친 사람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시민도, 전경도,...

우리는 묵묵히 각자의 진료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이 찢겨 응급처치를 받고 들어오는 젊은 사내가 대기실에 앉아있던 전경들을 보더니 언성을 높인다.
"이 개새끼들아! 기자를 때리냐? 어? 기자를 패?"
굽히지 않고 그를 노려보던 전경이 이를 악물며 대꾸한다
"제가 때렸습니까?"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청년은 전경을 계속 윽박지른다
"쪼개지 말라고 새끼야~!!"
"웃지도 못합니까?"
그 사이에 일행이 끼어들고서야 둘은 비로소 시선을 자신들 동료쪽으로 옮긴다.

흠....

집단과 개인의 이해관계.
단체의 이익을 대변해야하는 개인.
그 단체 안의 저마다 다른 개인들

왜 이들은 단체와 개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그렇게 비(혹은 소방수)에 흠뻑 젖은 채 서로에게 찢긴 상처를 치료하려 응급실에 앉아 있었다.

슬프다. 그리고 웃기다.




그나저나 이놈의 응급실 에어콘은 왜이렇게 추운거야!!




치료를 받던 친구를 쫓아 다니다가 같은 치료를 받던 전경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스무살 초반. 대부분의 그 시절, 그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제대 5개월 남은 청년.

다행이 의식이 없던 다른 전경도 의식을 찾았고 다들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매점에서 산 김밥과 음료수를 나눠먹고... 헤어졌다.

그때가 아침 7시.

그렇게 기나긴 12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폭력을 폭력으로 눌러보겠다며 앉아서 폭력을 조장하는 인간들.
비폭력이 폭력보다 더한 '씨알이 먹힌다'면, 폭력은 결코 설 자리가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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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하 2008/07/01 11:04 수정/삭제/ 댓글

    혹시 신촌아이가 다쳤니?
    걱정이로구나.

  2. BlogIcon akgun 2008/07/01 22:11 수정/삭제/ 댓글

    아마 신촌 그아이는 아닐껄.
    안그렇게 생긴놈이 이참에 흥분을...
    원래 초짜들이 꼭 사고를 친다고..-.,-;;

  3. 천하 2008/07/02 11:18 수정/삭제/ 댓글

    그래서 아는 얼굴들을 떠올려보았는데,
    '안그렇게 생긴놈'이 없는데;;
    아,똥?!

  4. BlogIcon akgun 2008/07/02 21:29 수정/삭제/ 댓글

    똥이 안 그렇게 생겼나?
    아마 우리 중에 신똥이 제일 '골수촛불분자'지 싶은데...
    본인이 원하던 원치않던 참가 횟수는 제일 많을껄.
    자 그럼 남은 사람은 또 누구??

  5. 천하 2008/07/03 10:41 수정/삭제/ 댓글

    똥선배도 아니고,둘리도 아니고...
    코아버님은 안팎으로 바쁘셔서 아닐테고...
    강과 산님은 그렇게 생기셨으니...
    박감독도 그렇게 생겼는데?!
    그렇다면 얼굴생김이 아니라,
    평소 흥분하지 않는 사람이고,친구라고 할 수 있는 이...음...그렇다면 너와 같은 학번의 당구친구?!
    아니면 아버님들 두 분 중 하나??
    또 하나의 단서-'초짜'라...

  6. 김말이 2008/07/04 00:38 수정/삭제/ 댓글

    누/구/다/우/???

  7. BlogIcon akgun 2008/07/04 22:36 수정/삭제/ 댓글

    천하// 너무 멀리가셨어요. 돌아오세요. -.,-;;
    운동 안하게 생긴 녀석일 뿐. 어려운 문제는 아닌데....
    박감독은 명바기 찍었다~~

    김말이// 글쎄요오오~~

  8. BlogIcon akgun 2008/07/04 23:33 수정/삭제/ 댓글

    다시 읽어보니 이거 뭐... 발가락으로 쓴 거 같은 글이다.
    퇴고란게 무엇인지 몸소 증거하는 포스트로 길이 남겨야겠다.
    (다른 포스트들이 매끈~~하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

  9. 궁율 2008/07/07 10:40 수정/삭제/ 댓글

    오...집회도 참가하는구려..젊다는건가??그런 시위인거지^^

  10. 천하 2008/07/07 15:33 수정/삭제/ 댓글

    그렇다면 명바기를 찍고 운동을 안하게 생긴 박감독??
    ...모르겠다.사회생활 안하니 감도 떨어지네.
    아무튼 잘 아물어서 흉 안지고 어서 낫기를 기원하나이다~

  11. BlogIcon akgun 2008/07/07 21:37 수정/삭제/ 댓글

    궁율// 넌 아직 볼살이 팽팽해서 잘 모르겠지만 우리 어릴쩍에는 말이지.... 그러니까... 내가 어릴적에는 ...음.... 뭔 얘기를 할라 그랬드라?

    천하// 박감독 명바기 찍었다는 얘기는 취소..;; 안 될까? -.,-;;
    아무튼, 박사장은 집회의 자유를 잘 누리는 편이었던;;
    우리 주변 몇은 짐승같은 육체를 가져서 냅두면 알아서 잘 아문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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