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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23 길을 걷다가 만나는 생각들... (9)
간만에 카메라 챙겨들고 걸었습니다. 요 며칠 좀 답답한 기분이었는데 덕분에 좀 해소가 된듯도 합니다. 찬찬히 주변을 둘러 보며 걷고 생각하는 건 언제나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별 것 아닌데도요.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비록 서로의 언어가 짧아서 건내고자 하는 마음의 1/10도 담지내지 못하며, 그 마저도 1/10 정도만 이해하는 수준이었지만 여유있는 웃음만으로도 충분히 전달되는 느낌 같은게 있죠. 가끔 서먹한 순간도 생기지만...

강이 범람해서 집들이 반이나 잠긴 마을을 둘러봤습니다. 쌓아둔 모래주머니가 임시로 강둑을 이루고, 그 뚝 안쪽으로 물에 잠긴 집들이 있는 곳이었지요. 강의 수면이 평소보다 1m정도는 높아진 탓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아도 어디에나 물이 흥건히 고여있었지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그 반이나 잠긴 집의 난간에 서서 낚시를 합니다. 카메라를 어깨에 딸랑딸랑 메고 걷는 저를보면
먼저 웃으며 합장을 하곤 하구요. 나로썬 이 끔찍하게 보이는 환경이 그들에겐 좀 다른가 봅니다. 이들의 여유있음은 - 대책없어 보이기까지 한 - 매해 반복되어 넉달씩이나 지속되는 이 강의 범람에 적응하고 살아온 오랜 경험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 사람들은 그 '모래주머니강둑'에 앉아서 끝없이 뭔가를 얘기하며 웃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정자에 앉아 장기를 두고, 그 한켠에 낚시대가 드리워져 있고, 동네 구멍가게는 여전히 스치로폴 위에 물건을 띄워놓고 손님을 맞습니다. 아슬아슬한 각목 몇 개로 다리를 만들고 그것에 의지한채 집안을 들락거리고, 방안에까지 넘치는 물 위에 나무 침대를 놓고 잠을 잡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뛰어놀고 아낙은 수다를 떨며 노인은 노래가락을 흥얼거립니다.

비교로 얻어지는 행복을 기준으로 가져서는 끝까지 행복해지지 않을 겁니다.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행복해지는 것. 어쩌면 행복이란 그 방법밖에는 없어보입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고 지금의 나 자신에게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그래서 우수워보입니다. 비교우위로 자신의 행복을 삼는 건 또 다른 불행을 만드는 길일테니까요.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그 보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지요. 덕분에 그들이 건내는 독주에 취해서 지금껏 쓰러져 있다가 이제서야 일어나 정리를 합니다. 사진은 현상하는대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위에 걸린 세 장의 이미지는 같이 걸어준 하늘과 운동화와 그 걸 촬영한 Treo 650입니다. Treo에 관해서는 나중에 언급을...

결론은, 나이키운동화와 Treo 생겨서 행복하다!? (죄송 orz;;)
  1. BlogIcon 미루키 2006/10/23 15:05 수정/삭제/ 댓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일까요?
    신기하네요. 마음을 비우고 산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텐데 말이죠.

  2. 전두...골 2006/10/23 17:20 수정/삭제/ 댓글

    청설모님이 사망하신곳 옆에서 망둥어낚시하던거랑 다를바 업.

  3. BlogIcon akgun 2006/10/23 19:04 수정/삭제/ 댓글

    미루키// 개선의 여지를 찾아서 삷을 변화시키려는 태도는 가져야 하겠습니다만
    밑도 끝도 없이 불행을 읊는 것은 좋지 않은 거지요.
    뭐 이도 저도 비교하는 것보다 매일이 즐거우면 가장 좋겠습니다. ^.,^;;

    전두...골// 제가 졌습니다. 유윈~!!

  4. BlogIcon 포레스트 검프 2006/10/24 11:52 수정/삭제/ 댓글

    포레스트 검프를 얼마전에 다시 봤는데 정말 좋더군요.
    톰 행크스 연기도 너무 좋고.

  5. BlogIcon 하이짱 2006/10/24 13:34 수정/삭제/ 댓글

    포레스트검프 콜~!

  6. BlogIcon akgun 2006/10/25 02:09 수정/삭제/ 댓글

    沙丘// 덕분에 아이디를 '포레스트 김'으로 바꿔야되게 생겼군요.
    저는 그저 바람따나 떠도는 거지 싶습니다. 그렇다 해도 15Km이상는 무리 -.,-;;

    포레스트 검프// 링크 주소를 남겨 주시던가..

    하이짱// 받고 이학봉이 레이스~!!

  7. BlogIcon akgun 2006/10/26 16:08 수정/삭제/ 댓글

    沙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이해가 안 돼요.
    몇 번을 읽어보아도 잘 소화되지 않는 묘한 글이군요.^.,^;;
    제 짧은 소견으로는 원하시는게 '소통'이라고 하신다면 좀더 쉽고 일상적으로(물론 일상이란게 저마다 다릅니다만) 적어주시면 싶습니다.
    (어쩌면 제가 요즘 공격적이지만 깔끔한 글들을 너무 많이 읽어서 인지도...)

  8. 흠~ 2006/10/29 02:35 수정/삭제/ 댓글

    뭔지 모르게 대책없이 힘들어질때면
    (사실 뭔지 모르지는 않지요. 조절할 품성을 키우지 못했을 뿐.)
    낮은 일을 하며 마음을 정화시키는 버릇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일을
    스스로는 참 건방진 버릇이다 만 생각했지
    우수워보일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건방진 버릇이다 생각하는 것도 나만 알지
    남들은 모를거라 생각하는,
    내 마음의 평화를 찾는 일을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의 오만인거지요.

    행복에 대한 정의. 참 좋네요.
    좋은 얘기 잘 새기겠습니다.

  9. BlogIcon akgun 2006/10/29 15:56 수정/삭제/ 댓글

    흠~// 제가 감히 행복에 대해 정의 내릴 수 있다니요. 어림 반푼도 아니될 말씀이어요.

    위의 제 어줍잖은 행복에 관한 소견을 봉사하시는 분들에게 대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봉사할 수 있는 분들의 마음을 제가 가늠할 수는 없지요.
    마음을 떠나서 '필요'가 절실한 부분이기도 할테구요.
    다만
    가끔 주변에서 그런 표현들을 들을 때면 답답한 마음이었거든요.
    '너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라!"
    물론 그것이 '우월감'을 조장하려는 것은 아니었음을 알지만...

    행복한 하루, 또 행복한 한주 시작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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