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피곤이었다. 며칠동안 잠은 부족했고 신경은 곤두서 있었다.

밤 늦은 시간,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추위에 떨며 음식을 삼킨 것도 나빳던 데다가 그 밤 역시 잠을 설쳤다. 그리곤 다음날 하루종일 걷겠다고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채 두 시간이 되지 않아서 주저 앉게 되더라. 모처럼의 휴가, 멀리서 이곳까지 날아온 친구를 위해 나서긴 했지만 다리는 마음만으론 움직여주지 않는다. 벤치에 기대앉아 피우는 담배 마저도 맛은없고 조금씩 두통만을 몰고 올 뿐이다.

2시간의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잠을 잘 수는 없었다. 신경이 예민하게 깨어있는 탓이다. 아무리 주물러도 근육은 부드러워지지 않을 것같다.

맥주 두 병을 마시며 저녁을 해결한다. 얼큰한 동태찌게가 있다면 좋았을테지만 그런게 있어줄리 없다. 쏘세지와 짠 스테이크 한 덩어리로 맥주를 비운다. 맥주의 알콜이 피로를 날려주리라 믿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더 힘들게 할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는데... 뒷골이 아프다.

공항에 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왔더니 사무실은 소란스럽다. 고기를 굽고 과일은 깎고 얼음을 준비하고... 오랜만에 소주가 보인다. 이곳에선 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양주'아니던가. 몇잔이 삼켜지고 고추장간이 잘 베인 제육볶음에 취한다. 그렇게 다시 늦도록 잔을 기울이다.

다음날 일어났더니 몸이 천근이다. 관절마디마디가 뻐근하게 쑤셔서 아차하면 성장통으로 엉엉 울었던 눈물이라도 흐를듯하다.

알콜로 (억지로)잊혀져있던 피로함은 생각보다 훨씬 컸었나보다. 마약쟁이들이 약이 없으면 이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당분간 금주다.



그나저나 친구가 주고간 담배 한 보루를 감사하다 해야 할 일인지, 같은 맥락에서 잠깐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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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apzap 2005/12/22 12:00 수정/삭제/ 댓글

    거기도 춥긴추운거야??

  2. BlogIcon akgun 2005/12/22 12:18 수정/삭제/ 댓글

    여기도 이상기후라네. 그래봐야 얇은 긴팔 한 겹이면 충분하지만...

  3. 일쭌 2005/12/22 12:25 수정/삭제/ 댓글

    그럼 도로 보내 ^^

  4. BlogIcon akgun 2005/12/22 12:33 수정/삭제/ 댓글

    다음엔 말보로 레드다!

  5. 천하 2005/12/22 13:11 수정/삭제/ 댓글

    잘 지내시는지요? 머나먼 이국만리로 떠나 고생하는
    당신을 생각하니 저번주에 먹은 동태찌개가 생각나는군요.
    빠알갛게 보골보골 끓는 국물에 싱싱한 쑥갓을 듬뿍 넣었답니다.쓰읍.
    열라 춥고 마감도 코앞이지만 지금 저는 나가서
    빨간 겉절이김치에 을큰한 사골칼국수를 먹을라고요.
    오십시요,찌개며 칼국수가 문제겠습니까,제가 태국쌀국수라도
    꼭 사드리지요.그러니 힘내서 돈 많이 벌어오세요.그럼 이만.

  6. comixs 2005/12/22 13:34 수정/삭제/ 댓글

    힘내세요 ...타향에서 병나면 정말 고생입니다.
    에구...이럴때 몸보신이라도 해야하는데 체리양보고 삼계탕좀 끓여달라해봐요....기운내세욧!

  7. 대마왕 2005/12/22 13:44 수정/삭제/ 댓글

    피곤하면 두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시나보군요 -_-..
    마치 연인과 싸웠다고 대양을 가르는 요트 위에서
    조니워커블루를 마시는 SBS드라마 주인공 같은 고민을 하시다니..

  8. BlogIcon akgun 2005/12/22 19:13 수정/삭제/ 댓글

    천하// 심하게 테클들어오시네요.-,.-
    꼭 불쌍한 동생을 침 꼴딱꼴딱 삼키며 글 남기게 해야겠습니까?!
    들어가기 일 주일 전에 연락드릴테니 보골보골 생태찌게로 부탁드립니다.
    아주 벌써부터 목안이 칼칼한걸요. 소주 생각이 -.,-
    '당분간 금주' 포스팅에 이 무슨 댓글이란 말인가. 다 주당 누님 때문이야!!

    comixs// 체리양은 닭도리탕(닭찜이라고 해야한다던가) 까지만 할줄 압니다. 그의 언니인 슈양이 아마도 할줄 알것으로 여겨집니다만... 그녀는 다른 남자의 여자 -.,-

    대마왕// 오호~ 그거 그럴듯한 묘사인걸. 아주 적절해. 쓰잘데기 없는 카메라 웍을 남발하면서...
    더욱이 어제의 숙취에 조니워커블루도 일조를했다는데서 너의 깊은 통찰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구나... 무서운 놈!

  9. BlogIcon 연이랑 2005/12/23 00:16 수정/삭제/ 댓글

    저도 요즘 아주 새로운 일에 익숙해 지느라 무진장 피곤해서 집에오면 잠자느라 바빠요..스트레스 엄청 받네요.
    악군님은 당분간 금주라지만 전 내일 쉬는날이라 술한잔 하고 자야 겠어요..간만에..
    이곳에 오면 꼭 술생각 난다니까...

  10. zapzap 2005/12/23 01:21 수정/삭제/ 댓글

    난 술도 당구도 싫어.

  11. BlogIcon oopsmax 2005/12/23 07:41 수정/삭제/ 댓글

    화요일 저녁에 동태찌개를 먹었는데, 눈물나게 맛있었어요. 뚝배기 바닥을 긁었지요.
    허락 없이 아프시면 아니되옵니다. 지금은 몸 상태가 좀 어떠신지.

  12. BlogIcon akgun 2005/12/23 10:29 수정/삭제/ 댓글

    연이랑// 흣:: 제 블로그가 온통 알콜로 범벅이 되어있죠?! 술이 늘기는 많이 늘었어요. 한꺼번에 많이 마신다기 보다는 마시는 횟수 자체가 늘어서 이러다가 중독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연말에 일이 많으실꺼라더니 그 일로 스트레스가 되시나 보군요? 잘 적응하시길...

    zapzap// 좋은게 뭔데? 응??

    oopsmax// 제가 동태찌개 얘기 한번 꺼냈다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있습니다. 어무이~ 동태찌개 끓여주세요~ ㅠ.,ㅠ
    식전부터 이거 이거...

  13. 천하 2005/12/23 17:36 수정/삭제/ 댓글

    얼렁와! 보고싶다야.

  14. BlogIcon akgun 2005/12/23 22:23 수정/삭제/ 댓글

    내가 보고싶으면 누님이 날아와야하는 것 아냐?

  15. BlogIcon 연이랑 2005/12/24 09:43 수정/삭제/ 댓글

    그정도로 마셔서는 중독 안되요~ 건강에 좋진 않지만..

  16. BlogIcon akgun 2005/12/24 12:26 수정/삭제/ 댓글

    이미 몸도 마음도 깊이 중독되어버린 것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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