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君日常 ::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 통행금지 합헌 판결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판결을 환영하는 의견 중 "불법을 일삼는 폭주족과 폭주족스런 퀵이 사라지지 않는한 안 된다!" 라는 의견이 절대 다수인 듯 합니다. 애석하게도 '불법..폭주족..이 사라지지 않는한 안 된다!'라는 의견이야말로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드는 생각이며 위헌결정을 내렸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헌재에서도 그 부분을 논하지 않았던 걸테구요.

오토바이 고속도로 주행 불허 합헌


자신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를 인식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거기에 편견과 선입견 등을 잔뜩 쌓아두고 있다면 더욱 어려운 노릇이된다.

과연 이 땅에 폭주족이 사라질까?
빠른 서비스를 요구하는 게 일반적인 사회에서 폭주하는 퀵이 사라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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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클럽에서 바지를 내리는 인디밴드가 사라질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 홍대 클럽을 폐쇄해야 할까? (네, 명바기 아저씨)

홍대 클럽 숫자가 늘어나면 인디밴드 전체가 바지를 내릴까?


우리 사회는 나 아닌 남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부분이 있는데, 이것도 조금 돌아보면 참 우습다.
청렴함, 도덕적인 잣대가 되어야 할 '공무원', '정치인'들, 일명 공인들의 삶에는 의외로 관대하다.
우스운건 그도 내편일 때에 라는 거다.
성추행범으로 걸려도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면 용서.
(정치 얘기가 아니니 '인혁당 사건' 같은 비유는 하지말자)
표절을 해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면 용서.
뇌물을 받아도 내가 아는 사람이면 이해.

그러면서 길에서 신호위반하는 오토바이를 보면 마치 그들을 길 위의 선생으로라도 만들려는 태도다.

"저런 폭주족 새끼들 싸그리 잡아서 쳐 넣어야 돼!"

바이크를 타면서 4거리 신호기 앞에 서 있으면 수 많은 바이크가 불법으로 신호를 무시하며 통과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쓰고 (그들을 따라 불법통행하지 않고)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다보면 참 분위기가 뻘쭘하다.
'너는 뭔데 똑같은 놈이 그러고 있나? 바이크가 고장인가?'
물론, 긍정적으로 보아 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차(이번엔 네 바퀴)를 운전하다 보면, 곧잘 불법 유턴하는 차를 본다. 다른 차가 불법유턴을 하던 말던 자신은 법을 지키면 되는데 가끔 왜 따라서 유턴하지 않고 서 있느냐며 신경질을 내는 뒷차를 만날 경우가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은 법을 지키면 되는 거 아닌가.

만약 도로가 불합리하게 설계되어 불법유턴을 할 수밖에 없다면 개선을 요구할 상황이며, 개선이 되기 전까지는 멀리 돌아서 유턴을 하던가 본인도 융통성있게 불법 유턴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근데 간혹 그 불법유턴하는 차가 사고를 일으켜 누군가를 희생시킬까봐 신경이 몹시 쓰이시는 분들이 계시다. 아니 의외로 많다. 그래서 신경질이 나는 분들이 꽤나 많다. 그 불법유턴 차량의 운전자를 남들의 (혹은 자기 자식의) 모범이 되는 도로위의 교통지도 선생님으로라도 만들고 싶은 걸까?
정작 사고가 나면 잘잘못을 증언하는 데는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를하는 일이 많으면서 말이다.
무엇이 옳은 일이며 어디까지가 도덕적인 가치일까.

바이크 운전자를 바라보는 많은 분들의 시선에는 그와같은 성격이 녹아 있다고 본다.
좋게 보이지 않으니 그 전부를 법이 좀더 강제화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이다.

좀 다른 얘기를 하자면, 싸움이 나도 경찰의 개입을 싫어해서 당사자들끼리 어떻게든 해결을 보는 것을 선호하는 문화가 있다고 하더라. 뭐 경찰에 빨간줄 가는 게 싫어서라는 게 아니고 공권력에 자꾸 힘을 실어주면 급기야는 그 힘에 개인이 통제될 것이기 때문이란다. 뭐 문화의 기반이 다르니 우리한테 꼭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지만...

법은 사회적인 규범을 위해서 존재하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인식 위에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통제 이전에 서로가 처한 상황에서 나 아닌 남이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배려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언제나 사람들을 더욱 타이트하게 옭아맬 수밖에 없다.

고속도로에 이륜차가 들어가면 당연히 그동안 특권을 누리고 있던 사륜차는 나름의 희생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런데 과연 그 희생이란게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도로위에는 사륜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이륜도 있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희생일까?



ps1. 통계적으로 보면 이륜차의 사고율이 사륜차의 사고율보다 훨씬 낮다고 합니다. 사륜과 이륜의 비율을 놓고 봐도 마찬가지겠죠. 다만, 사고 발생시 이륜차의 인사사고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체가 노출되어 있으니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ps2.역으로 생각해 보면 이러한 위험 때문에 이륜차 운전자들은 훨씬 주의해서 운전합니다. (비록 사륜운전자가 보기엔 거칠게 운전한다고 판단되더라도...) 때문에 사륜 말고는 도로위에 없다 라고 생각하고 운전하려는 차로 부터 위협을 받게 됩니다.

ps3. 전에도 얘기했지만, 최소요건(일정 이상의 속도 유지. 지속적인 운동성 유지)을 갖춘 모든 이동수단은 일반도로보다 고속도로가 안전합니다.

ps4. '합헌'판결이 아니고 '기각'이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게 그거 아닌가요? 법 지식이 장구벌레 수준이어서.. 혹 판결문 전문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아시는 분이 있으면 댓글부탁드립니다.


2007.6.26 추가
판결에 대한 통계적인 분석글을 적어주신 분이 계셔서 링크합니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의 의견은 과장과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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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왜 금지하는가.

    Tracked from 樂君日常 2007/01/24 19:50  삭제

    최근 30대의 모 여성이 "이륜차의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통행금지는 위헌"이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그녀는 지난 4일 자신의 1800㏄ 혼다VTX를 타고 헌법재판소에 가서 청구서를..

  1. BlogIcon akgun 2007/01/24 20:00 수정/삭제/ 댓글

    판결문 전문을 올려주신 분이 계셔서 링크합니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얼쑤-.,-)
    http://link.allblog.net/2299812/http:// ··· F2996183
    이곳 아랫 부분에 있습니다.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참조 하세요.

  2. gnome 2007/01/24 22:46 수정/삭제/ 댓글

    흠...이글을 보면서도 ...아~그렇군요~라고 하면서도 한쪽에선...그래도 이륜은..좀 위험해질수있겠다란 생각이 드는군요~ 아직은..인식의 차이이기도 하겠지만..누구나 누릴수 있는 권리가 어디 까지 인지도 조금은 생각해야 할 문제인듯하네요~ 모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것은 대중교통의 활성화를 꼽고 싶습니다....이륜이든 사륜이든....외발이든...되도록이면 제가 이용하는것은 대중교통이기 때문에~..환경?문제로도 그렇구.ㅡ.ㅡ...암튼 악군님이 얘기하기 조금은 ....이해가 되는듯도....^^

  3. BlogIcon akgun 2007/01/24 23:19 수정/삭제/ 댓글

    가끔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참 겁쟁이에요.
    마치 뭔가 보편적이지 않은 것들에게 조금만 자리를 양보하면, 자꾸 그러다 보면 그것이 세상 전체를 뒤덮을 것처럼 굴거든요. 그래서 지금껏 자신이 누렸던 환경이 사라질 것처럼 말이죠.
    세상의 소수는 언제나 소수로 남을 확률이 지극히 높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뿐더러 대다수의 취향은 그리 날카롭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소수를 인정하면 그것이 다수가 될 걸로 겁을 먹는 것을 봅니다.
    폭주족에게 길을 양보하면 지금보다 몇 배로 늘어나서 거리가 난장판이 될 것이라는 것은 어쩌면 지금의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위선적인 환상에 가깝습니다. 물론, 어느정도의 숫자는 늘겠지요. 그래도 그것은 숨겨져 있던 숫자였을 뿐, 과연 얼마나 새로 생기게 될까요. 차라리 폭주족화 되도록 하는 그들 환경을 개선해줄 필요가 더 있어 보입니다.
    마음 너그럽게 써도 될 정돈데 다들 왜 그러는지...

  4. 2007/01/25 00:49 수정/삭제/ 댓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5. 똠양꿍맛우유 2007/01/25 14:53 수정/삭제/ 댓글

    끝에 '장구벌레 수준' 에서 빈정상함. 편견과 선입견임.

  6. BlogIcon akgun 2007/01/25 17:02 수정/삭제/ 댓글

    쓰면서 이미 느꼈음.
    그니까 그 뭐 삷의 질 같은 걸 따지자는 게 아니고, 삷은 달걀을 따지자는 것도 아니고, 그럼 뭐냐. 내가 장구벌레보다는 뇌가 크다는 얘길 하려다 보니....(내가 이런 변명까지 해야돼?)

  7. 이화자 2007/01/26 23:10 수정/삭제/ 댓글

    우... 동네 슈퍼 콜라 사러 갈때만 타란 얘기구나.. 오토바이 회사들이 세금을 덜 내서 그런가...?

  8. BlogIcon akgun 2007/01/27 02:08 수정/삭제/ 댓글

    아마 이정도 (씩이나) 화두가 된 것도 그 오토바이 회사들의 로비탓이라고..특히 위대하시고 전지전능하신 USA의 할리데이비슨에서 압력 중이시라나...?
    어째 반대하고 싶어지는 소식이긴 합니다만... ;;

  9. BlogIcon Rin 2007/01/27 21:27 수정/삭제/ 댓글

    아니 후배가 오토바이 샀다기에
    고속도로 목숨걸고 달려보자 찜해놨더니...ㅠㅛㅠ

    그럼 바이크 족은 방구석에서
    오토바이를 타란 말인지...==;;;

  10. BlogIcon akgun 2007/01/28 00:00 수정/삭제/ 댓글

    기타로 오도바이를...타시면 됩니다.

    고속도로를 목숨걸로 달릴 꿈을 꾸셨다니.
    아니 이나라 법을 아직도 모르세요? -.,-;;
    앞으로 30년은 걸린다고 봅니다.
    인혁당 사건과 비교할 안건은 아닙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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