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Photo 2006/03/17 12:29


커피는 속을 아프게 했다. 단순히 위가 약해서인 것만은 아니다. 커피하면 떠오르는 내 기억은 두가지 정도다. 하나는 노가다하며 지내던 스물한두 살 시절에 새벽잠을 떨구기 위해 인력시장에 쭈그리고 앉아서 담배 한 개피와 함께 마시던 자판기 커피이고 다른 하나는 주구장창 시간을 죽이며 앉아있던 (일명 '죽때리다') 연애시절의 커피숍에서 마시던 가장 저렴한 가격의 커피이다. 커피는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닌 주변의 여건 때문에 마지못해 마시던 것 뿐이었다. 빈속이기 일쑤였고 언제나 담배와 함께였다. 위에 좋을리 없는거다. 이후로 새벽 빈속에 피우는 담배와 함께 커피도 끊었다. 탄내나는 그 맛이 나는 아직도 좋아지지 않는다. 프림의 느끼함도 좋아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마시고 난 후의 입안에 남는 냄새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도 마실일이 있다면 엷게 탄 커피에 설탕 한 스픈 반 정도 넣는 것을 원하며 그 조차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 15년 전쯤에는 어딜가나 흔하디 흔한 것이 커피숍이었다. 지금은 별다방을 필두로하는 커피 전문점들이 장악하면서 그시절의 커피숍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지만, 커피는 그 시절의 씁쓸한 기억처럼 속을 쓰리게 하면서도, 맛보다는 시간때우는게 목적이었던 그 시절의 커피숍을 추억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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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3/17 14:47 수정/삭제/ 댓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BlogIcon akgun 2006/03/17 15:00 수정/삭제/ 댓글

    중독이란 무서운 것이지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3. gnome 2006/03/18 00:08 수정/삭제/ 댓글

    그동안 컴이 버벅대서 자주 못왔었습니다..
    자랑좀 하자면 이번에 apple Power book 15"를 샀습니다..ㅋ
    Macbook이 나오긴 했지만..그래도 좋습니다...ㅋㅋㅋ

  4. BlogIcon 대마왕 2006/03/18 05:17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전용커피.

    커피 세 큰술, 찬물.
    한번에 들이키기.

    잠이 확 깹니다 ^ㅂ^
    그 지독한 맛 때문인지 카페인 때문인지는 아직 모르겠음(..)

  5. BlogIcon akgun 2006/03/18 11:58 수정/삭제/ 댓글

    gnome// 간만에 들르셔서 엄청난 염장을 -.,-;;
    전 요즘 인텔맥에 눈독을.... 꿀꺽;

    대마왕// 그 따위 음료를 마시고 잠이 확! 깨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지독한 거지.

  6. 상큼girl 2006/03/19 01:46 수정/삭제/ 댓글

    저...지금두 커피마시구있는뎅...ㅋ

    전 커피를 넘넘 러뷰하거덩요 ㅋㅋ

    그 따뜻하구 달콤한 맛이 특히 기분이 우울하거나 할땐

    그만이죠 ㅋ

  7. BlogIcon oopsmax 2006/03/19 12:01 수정/삭제/ 댓글

    <커피와 담배(Coffee And Cigarettes)>를 감상하실 필요(?)가 있어보이는걸요.
    (흑백톤의 화면이 멋진, 재미있는 옴니버스 영화)

  8. zapzap 2006/03/19 13:41 수정/삭제/ 댓글

    에이스에서 당구치면서 마시는 커피는??

  9. BlogIcon akgun 2006/03/20 03:05 수정/삭제/ 댓글

    oopsmax// 다운로드 경로정도는 남겨주는 쎈쓰! 가 아쉽;; (영파라치는 어쩌구?)

    zapzap// 니들과의 승부는 그만큼 쓴맛이 필요한 법이지.

  10. BlogIcon akgun 2006/03/20 03:07 수정/삭제/ 댓글

    상큼girl님의 댓글을 빼먹;;

    많은 분들이 커피를 사랑하시더군요. 해외 출장까지 가면서도 제일 먼저 묻는 것이 "별다방 가까이에 있어?" 였던 여직원이 생각납니다만. 전 어쩐지...

  11. 화자누님 2006/03/26 00:39 수정/삭제/ 댓글

    난 요즘도 아침에 일어나면 빈 속에 커피를 마시지, 최근엔 조금 불쌍한(?) 위를 생각해서 냉수 한 사발을 먼저 들이키고.. '냉수 먹고 속부터 차리고..'나서 모닝커피를..

  12. BlogIcon akgun 2006/03/27 11:54 수정/삭제/ 댓글

    냉수는 뒷마당에서 써야하는 것 아닙니까? 장독대 위에 얌전히 올려놓고 두 손 싹싹 비비며 빌어보아요. '동연이랑 같이 살게 해주세요~ 네?!'
    건강생각해서 모닝커피는 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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